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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공방 미르의 가구이야기
옻칠한 작품들

[본문스크랩] 옻칠가구 감성전

by 백주현[미르] 2007. 7. 4.

스무살 때본 영화의 한 장면에 집이 한 채 있었다.

우리의 전통가옥이었는데한옥의 단점은 양옥의 장점으로 크로스 오버를 시키고, 장점은 더욱 고급스럽게 만든 집이었다. 집 뿐만 아니라 그 안에 놓인 가구나 장식들이 아주 한옥스러운 것이 참 멋져 보였다.

'내가 집을 가진다면 저런 집이었으면 좋겠다'라는 인식은 그 때 생겼고, 통영의 전통공예품을 좋아하는 나의 취향은 그래서 생뚱맞지 않다.

통영 옻칠미술관에서 지금 아주 특별한 기획전이 있어 또 찾았다.

국내 유명칠공예 작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 모은 [옻칠가구 감성전] !!!

한옥으로 된 내 집이 있다면 거기에 채우고픈 가구들과 실내 소품들이 너무 탐이 난다. 헐~~ 그러나 아직은...

옻칠미술관의 관장님. 식지않는 열정과 창조적아이디어로 "제대로 된" 옻칠문화 보급을 위해 힘을 쏟고 계시다.

가끔씩 곰돌이 푸 같다는 생각이 드는 부관장님. 늘 편안한 음성으로 미술관의 작품들을 재미잇게 설명해 주신다.

넓게 퍼지다. 이수경작

빨리 흐르다. 이수경 작


흐르다. 이수경 작
폭포에서 떨어진 물이 넓게 퍼지고, 빠르게 흘러, 조약돌이 이쁜 내에 이르러 다시 천천히 흘러가는느낌들이 이미지화된 공예품으로 물이 자연을 담듯 물을 담는거울을 부착하여 물과 거울의 조화를 표현하였다.
너무 좋아 한참을 거울 앞에 서 있었더니 관장님께서 웃으며 하나 사라 하신다. 얼마냐는 아주 직접적인 물음에 빙그레 웃으시며 "얼마 안 비싸요." 하신다.
거울 그 자체가 하나의 오브제인 이런 물건들은 놓여 있는 장소에 따라 그 빛이 밝기도 어둡기도 하다. 훗날을 기약하며... ㅜㅡ;;;

오방색 가구 김선갑 작
음양오행설에 기초한 오행사상을 가구에 적용한 작품이다. 쇠, 나무, 물, 불, 흙의 다섯가지 구성체(五氣)를 상징하는 다섯색(오방색)을 사용하여 철학적 개념을 생활공간에까지 끌어와 자연의 이치와 사람의 삶이 조화롭게 어우러짐을 표현하였다.
'철학이 무엇입니까?' 라는 학생의 질문에 '그것이 바로 철학이다.' 라고 대답을 해준 칸트의 일화가 떠오른다. 사람이사유하고 그 끝에 생긴 궁금함을 질문하는 것, 즉 사는 것자체가 곧 철학이다. 그래서 잠자는 것도 철학이다. 헐~~ ㅡ.ㅡ;;;;;;;;;;;

Open Your Door IV 송명선 작

At Hand I 송명선 작

꿈꾸어 본다.

나에게 일이 있어 나의 사무실로 찾아 온 사람에게 저런 손잡이가 달린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오게 할 날을...

뾰족하게 비즈니스 미팅의 날을 세우고"전투준비"를 끝낸 사람이 저 손잡이를 밀고 들어올 때 그 예봉을 조금만이라도 꺾었으면 하는 바람이 나만의 생각이 아니기를...


어디로......김진영 작
푸른 하늘로 자유롭게 비상하는 구름을 목심, 옻칠, 나전으로만든가리개.
배경은 동이 트는 순간부터 해가 질 때까지 오묘하게 변해가는 하늘이고, 그 위에 역동적이고 강렬한 구름을 포착하여 바람의 이미지를 표현하였다.
저리 이쁘게 생긴 걸로 도대체 뭘 가리려한 걸까?


옻칠가구 장식장 김성수 작
우리나라 칠예의 대가, 관장님의 작품이다. 옻칠미술관이 개관하였을 때 미술관을 소개하는 글에서 관장님의 또 다른 작품, '스크린 86'을 소개했는데 그 때 그 앞에 서서 외경심이 일었던 기억이 난다. 표현은 잘 못하겠지만 보고 있으면...
참 좋다.
냄새도 모양도 빛깔도...
참 좋다.
훗날 내가 바라던 나의 집에 저런 가구들이 곰탁곰탁 놓여져 있는 모습을 꿈꾸며 "옻칠가구 감성전"이 우리 것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보다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옻칠미술관에 관한 또 다른 글 http://blog.naver.com/ulala0/120031544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