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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공방 미르의 가구이야기
전통가구

[본문스크랩] 한국인이 좋아하는 전통 목가구 Best 8

by 백주현[미르] 2007. 5. 21.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한때의 유행어 같던 이 말이 2007년, 본격적인 제 의미를 찾고 있다. 자연과 전통을 존중하며 인간미를 최고로 삼는 라이프스타일이 각광을 받으면서 생겨난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은 놀랍도록 뜨겁다. 이는 인테리어 디자인에서도 마찬가지. 매끈하게 잘빠진 모던 공간에 단아하고 소박한 한국의 미를 조화시키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그 가운데 현재 최고 인기 절정을 달리는 것이 바로 한국 전통 목가구.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전통 목가구가 모던 공간에서 ‘화룡점정’으로 발휘하는 그 위력적인 모습을 확인해 본다.


반달이
한국 전통 목가구 중에서 단연 인기 있는 품목은 바로 반닫이. 반닫이는 나무로 된 장방형의 상자인 궤(櫃)의 한 종류로 문이 앞으로 반만 열리는 것, 그리고 윗면에 문이 달려 반만 열리는 윗닫이 등 두 종류로 구분된다. 그중 흔히 ‘반닫이’라 부르는 것은 앞면에 문이 반만 열리는 앞닫이 형태로, 이는 현재 고가구를 선호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반닫이는 예로부터 어느 집이든 필수적으로 갖고 있던 가구로, 중요한 물건을 보관하거나 살림을 정리해놓는 등 다목적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그 크기와 형태 또한 다양하며 견고해 오늘날에도 쓰임새가 많다. 현재 한국 전통 목가구 중 오리지널 앤티크로 많이 남아 있으며, 리프로덕션으로도 꾸준히 제작되고 있다. 서양 가구의 콘솔처럼 공간의 포인트가 되는 장식용 가구로 많이 활용되고 있으며, 옷과 책 등을 보관하는 수납장으로도 손색없다.

Styling idea 집 안의 첫인상이 되는 오브제 소나무와 단정한 무쇠 장식의 조화가 차분한 느낌을 전하는 강화 반닫이. 강화 반닫이는 남성적인 것과 여성적인 것 두 종류로 분류되는데 이 반닫이는 온화한 여성미가 느껴지는 디자인으로 차가운 인상의 모던 공간에 놓으면 한층 부드럽고 따스한 인간미를 더할 수 있다. 현관에 들어섰을 때 제일 먼저 마주하게 되는 벽면에 놓아 집 안의 첫인상을 부드럽게 만드는 데 활용하면 안성맞춤. 강화 반닫이는 리씨 갤러리 소장품으로 안쪽 상단에 세 개의 서랍이 있다.
styling idea
1 화려한 오디오 수납장
화려한 금속 장식과 색상을 자랑하는 백동 주칠 반닫이. 전통 반닫이 중에서도 여자들이 사용하던 것으로 붉은 주칠을 하고, 호리병 모양의 경첩이 장식으로 달린 것이 특징이다. 과감한 장식과 색상의 특징을 고려해 모노 톤의 공간이나 넓은 공간에 포인트 요소로 활용하도록. 한적한 거실 창가에 놓은 주칠 백동 반닫이 위에 오디오를 놓고 이를 중심으로 스피커와 의자를 배치, 색다른 오디오 룸을 마련했다. 반닫이 내부에 선반이 있기 때문에 음반을 정리해놓을 수 있다.


2 기품이 흐르는 와인 바 아무리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반닫이를 보다 보면 유독 기골이 장대하고 고급스러운 색감과 장식이 눈길을 끄는 예사롭지 않은 것을 보게 되는데, 이는 궁중에서 하사한 ‘내사용 반닫이’이다. 현재 한국 전통 목가구 시장에서 고가에 거래되고 있는 내사용 반닫이는 펜트하우스처럼 천장이 높고 사방이 탁 트인 세련된 공간에 놓으면 더없이 잘 어울린다. 호두나무로 제작되었으며 신주 장식이 크고 우람한 것이 특징인 내사용 반닫이는 서울·경기 지역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사대부 집안에서 사용하던 앤티크. 반닫이를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 창가에 놓고, 그 위에 와인 글라스와 와인을 정리해놓아 분위기 있는 와인 바로 연출했다.



(왼쪽부터) 강화 반닫이 무쇠 장식, 양반가의 경기 반닫이 신주 장식, 주칠 반닫이 백동 호리병 장식

Tip 반닫이의 관전 포인트는 금속 장식
반닫이의 금속 장식은 생산지와 소유주의 신분을 가늠케 하는 지표가 된다. ‘강화 반닫이’는 무쇠 장식에 ‘만(卍)’자 또는 ‘아(亞)’자를 가 새겨진 것이 특징. 또한 평안도 박천 반닫이는 일명 ‘숭숭이’라 하는데, 이는 숭숭 구멍이 뚫려 있는 무쇠 장식이 가득 붙어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 관서에서 호서에 이르는 서쪽 지역 반닫이는 화려한 금구 장식이 많이 부착되어 있다. 장식은 보통 무쇠, 백동, 신주 등으로 되어 있으며 연대가 오래되고 고급일수록 일일이 손으로 두들겨 만들었기 때문에 그 두께와 모양이 매끈하지 않다. 호리병 경첩은 여성용 가구에 쓰였던 장식이다.

책장
전통 가구 중 부피가 큰 것이 바로 장. 한옥을 떠올려보면 천장이 그리 높지 않았기 때문에 기껏해야 제일 큰 가구는 요즘 성인 남자 키에 달하는 175cm 정도. 따라서 모던한 공간에 한국 고가구를 ‘확실하게’ 놓고자 할 때 가장 많이 찾는 것이 장이다. 그중에서도 책장은 양반집에서나 사용하던 것으로 당시의 고급 정서와 취향이 짙게 배어 있는 고고한 모습의 가구로, 간결한 세련미가 돋보이는 요즘 공간에 잘 어우러진다. 책장은 견고한 나무 소재를 사용하고 담백한 비례미가 특징으로 그 형태와 소재에 따라 무려 10종류가 넘는다. 장 윗면의 양쪽 귀가 말려 올라간 형태의 ‘두루마리 천판 책장’, 장 전면을 문으로 처리하고 내부에 칸이 나뉘어 있는 등 수납이 용이한 형태, 책이 최상의 상태로 보관될 수 있게 통풍과 호흡이 가능하도록 종이로 마감한 ‘목골지의木骨紙衣’ 책장이 있다. ‘지장’이라 통칭되는 목골지의장은 요즘도 제작될 만큼 인기가 높다.

약장
전통 목가구 중 가장 실용적인 것이 바로 약장. 긴 됫박처럼 생긴 서랍은 그대로 쭉 빼내서 약재를 덜 수 있게 고안된 것이 특징. 약장은 한약방에서 여전히 유효할 뿐만 아니라 일정한 형태의 사각형 서랍의 조합은 21세기 모던 디자인 감각과 맞아떨어진다. 약장 서랍은 70~1백여 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서랍 안은 또 2~4등분이 되어 있어 무려 1백~2백 여 종류의 약재를 보관할 수 있다. 오늘날 집에서 수납장으로 활용하는 데도 그만이다

머릿장
머릿장은 안방에서 쓰던 가구로 그야말로 머리맡에 두고 쓰던 단층 장을 말한다. 온돌방에서 아궁이와 가까운 따뜻한 아랫목에서는 취침을 하고 이와 먼 윗목에는 가구를 놓았는데, 취침 시 머리가 향하는 곳에 바로 침구류와 옷, 소품 등을 넣어두는 ‘머릿장’이 자리했던 것. 좌식 생활에 맞게 아담하고 낮게 제작되었고 내부는 칸이 나뉘어 있지 않아 부피가 큰 이불을 넣을 수 있고, 상판 바로 아래 서랍이 있어 수납장으로 그만이다. 상판의 양쪽 ‘개판’이 돌출된 것일수록 오래된 머릿장이다.

Styling idea
1 거실에 운치를 더하는 자연미와 지성미 고루 갖춘 책장
종이 책장은 나무로 골조를 만들고 그 내부와 외부에 종이를 발라 완성한 목골지의 책장과 판재로 만든 장 표면에 장식을 위해 종이를 바른 것 등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목골지의장은 내구력을 위해 종이를 여러 겹 바르지만, 후자에 해당하는 지장은 치장을 위해 종이를 붙이는 것이기 때문에 쪽, 치자 등으로 물들인 색지를 쓰기도 하고 격조 높은 글씨와 그림을 붙이기도 한다. 조선시대 사대부에서 사용하던 3층 지장 책장. 나무 판재로 만든 책장 전면에 종이를 붙여 만든 것으로, 오랜 세월을 지낸 고풍스러운 색감과 일필휘지로 그린 듯 힘찬 소나무 그림이 인상적이다. 고풍스러운 지장은 말끔하게 단장한 거실에 놓이면서 부드러운 감성을 전하는가 하면 네모반듯한 단아한 형태는 모던한 벽면을 강조하며 세련된 인상을 풍긴다. 실제 책과 음반 등을 정리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2 속 깊은 현대판 수납장 약장은 누구나 하나쯤 같고 싶어 하는 전통 목가구 중 하나. 네모반듯한 수십 개의 서랍으로 이뤄진 미니멀한 디자인의 약장은 아파트와 사무실, 어느 공간이든 잘 어우러진다. 쓰임새 또한 매력적인데, 보통 집에서는 현관 앞이나 복도 끝에 장식장처럼 놓고 그 안에 열쇠와 우편물 등 소소한 물건을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하면 좋다. 약장으로 집 안에 확실히 포인트를 주고 싶다면 서랍에 약재 이름이 두드러지게 표현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3 멋과 실속을 겸비한 사이드 테이블 붉은 주칠로 장식된 머릿장은 나라에서 하사한 ‘내사장’으로 크기가 아담한 편이라 거실에서 소파와 소파 사이에 사이드 테이블처럼 놓아 사용하면 멋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