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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공방 미르의 가구이야기
전통가구

[본문스크랩] 소목장 이재도님

by 백주현[미르] 2007. 5. 7.

1.장인의 덕목


오늘날 TV를 비롯한 대중매체에서 장인이라는 호칭과 공예란 말을 무분별 하게 사용하는 예가 허다한데 장인이란 원래가 천시받던 신분이지 그렇게 예우를 받고 품격있는 호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저의가 없지 않으며 공예품와 민속품의 구별이 모호하여 혼용되고 있는것이 혼란스러울 뿐이다.
나무를 다루는 사람을 木工또는 木手라 하고 小木匠이란 집, 사찰등을 짓는 大木匠의 대칭어로 나무로 된 세간살이를 만드는 사람이다. 전승 목공예란 근자에 와서 한국 미술품 가운데 우리의 미감을 가장 잘 드러내었다고 평가받고 있는 전통 목공품 중에서 우수한 유물을 바탕으로 전통적 형태와 제작기법, 전통재료를 사용하여 재현함으로써 우리 고유문화의 계승발전과 보호육성에 바탕을 둔것이다. 목가구가 갗추어야 할 우수성과 장인의 덕목중에 전통적 형태, 각 재료의 적재적소, 전통적 제작기법과 더불어 장인의 정직성이 강조되어야 하는데 예를 들어 재래식 수작업, 부판(판재의 이어붙임)과, 숨은 부위 결구의 유무 등이 가장 중요하다. 하겠으나 최근에는 나무의 문양과 거치래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우려할 지경이다.
小木匠 李在都

2.장인의 요건


장인이 갖추어야 할 필수 조건을 크게 두가지로 요약하였는데, 첫째, 물리적인 기능의 숙련도와, 둘째, 추상적인 정신적 덕목을 들수있다. 기능의 숙련도에 있어서는 개개인의 자질에 따라 편차가 있기 마련인데 평생을 배워도 평범한 기술자가 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소수의 천부적 자질을 타고난 사람들만이 높은 경지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수의 수공예가 그러하듯 공구의 사용법과 재료를 다루는 과정을 수천 수만번 반복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이 곧 기능의 숙련도이다. 여기에 연륜이 쌓인 경험이 축적되어야 하는데 재료의 성질과 구조와 비례 등에 대한 이해 즉 이론적 지식이 갖추어 져야한다. 기능의 숙련도와 이론적 지식이 갖추어지면 이른바 기술자가 되는데 기술자는 좋은 상품을 만들수는 있으나 명품을 만드는 장인이 되지는 못한다. 그래서 장인정신이라는 단어가 나오게 되는데 한마디로 기물을 제작함에 있어 최선의 고집이라 정의하고 싶다. 이문이나 시일에 구애받지 않고 시류에도 영합하지 않으며 오로지 자기 본분에 충실함을 말함이다. 위에서 열거한 요건이 갖추어지면 장인이라 할만한데 조선조 장인이라면 몰라도 오늘날 장인들은 여기에 한가지 선비정신을 첨가하고 싶은데 그 이유는 본인이 이해하고 있는바로는 조선조 명품 유물들 가운데 선비들이 사용하던 사랑방 용품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간결한 선과, 면분할, 뛰어난 비례미, 등을 볼때 장인의 독창적인 작품이라고는 보기 힘들고, 장인의 기능과 주문자인 선비들의 이상적인 취향이 어우러진 결정체라 하고 싶다. 불행하게도 모든 것이 상업화 되고, 과시와 야단스러움 만이 판치는 요즈음 세태에서는, 품격높은 애호가를 만나기가 쉽지 않으므로, 그래서 장인 스스로 선비의 위치에서, 그 이상을 헤아려 보려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기술자가 최선의 고집과 선비의 이상을 헤아려 볼때 비로소 장인이라 칭하고 싶다. 小木匠 李在都


손으로 보고 마음속에 그리며

다수의 수공예인들은 사십대 중반이되면 노안에 시달리게 마련인데 섬세한 작업으로 눈을 혹사하여 타직업인 보다 그 시기가 빠르지 않나 생각한다. 나의 경우에도 두번이나 돋보기의 도수를 높였으나 작업을 하거나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많이 느낀다. 흐린날이나 불빛 아래에서 처럼 일광이 없을때 사물이 어른거리고 가물가물하여 곤란을 많이 격는데 특히 마름질 칼금이 잘 보이지 않고 대패의 덧날을 맞출대도 어려움이 많다. 눈이 좋지않으니 자연히 손의 촉감에 의존하게 되는데 앞머리에서 손으로 본다고 했듯이, 곰곰히 생각해보면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나 작업시에 나빠진 시력을 보완하기위한 수단으로 손의 촉감을 이용하는 경우가 빈번한데, 예를 들어 칼이나 대패등의 칼날을 갈때, 날이 섯는지를 손으로 만져보는 것은 눈이 좋은 사람들도 흔히하는것처럼 대패로 판자를 깍을때 대패질 중간중간에 손으로 판자를 스다듬어보고 매끄러운지 요철이없는지를 확인을 해가면서 작업을 하며 사개를 만들때 마름질 금에 맞춰 끌을 찍어낼때도 끌을 힘을 주지않고 살포시 잡은 후 칼날을 마름금 근처에서 좌우로 흔들어가며 찍어낼 금에 칼날이 찾아가게 하는데 이것은 눈과 손과 마음이 협력이된 작업이라 하겠다. 기술자는 손끝의 기교로 기물을 만들지만 장인은 마음으로 만든다는 뜻을 지금에 와서야 조금 알것도 같은데, 적절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치를 터득한 도공이 질그릇을 구울때 불의 빛깔만 보고도 가마속의 온도를 알고 노회한 대장장이는 달구어진 쇠를 물에 담금질할때 그소리만으로 그 쇠의 성질을 알수 있다고 했다. 소목장이 가구의 완성단계에서 가장자리의 모서리를 대패로 깎아 모를 접는데 부족하면 날까롭고 딱딱하게 보이고 너무 과하게 모를 접으면 너무 밋밋하여 그 또한 품격이 떨어진다. 이정도가 적당하다고 마음이 허락하는 만큼의 모접기를 한후에 그것이 자신의 마음에 그린 그림과 일치하며 많은 사람의 눈에 또 세월이 흘러도 눈에 거슬리지 않을때 비로소 장인의 길에 들어선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2004.2.14小木匠 李在都


<출처 "소목장 이재도님 홈페이지"에서...>

많은 소목인들이 있지만 이분만큼은 상업에 치우치지 않고 오로지 외길인생을 택하시는것 같다. "외골수"란 말이 좋게만 들릴때가 그렇치 아니 한가........

후배들이 닮아 가고 싶고, 작품을copy하고 싶을 충동을 느끼게 할만큼..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장인 혹은 기능인들의 작품에선 거짓이 없어야 한다.

풀어서 애길 하자면 눈에 잘 띄지 않는곳이라 해서 허술히 작업을 해선 안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하나는 작품에 대한 용서이다. '이정도쯤이야괜찮겠지'라는 생각..

이 두가지를 지키기란 여간 힘이 드는것이 아니다.

그걸 지켜내는 이 분은 실로 대단한 분이란 생각이 새삼든다.(생각하는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