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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기술] 목재의 가공 순서

by 백주현[미르] 2007. 10. 15.


목재의 가공 순서

아직 우리나라에는 DIYer 들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깨끗하게 다듬어진 상태의 원목을 파는 곳은 있는 것 같지가 않다.
그렇다면 잘해야 제재하여 매장에서 말린 또는 아직 제대로 말려지지 않은 나무를 구하는 수밖에 없다.
사실은 제대로 원목 또는 특수목을 파는 매장을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외국의 잡지 등을 보면 가구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기본 재료가 oak, cherry, walnut, hard maple 등인데,
이것들이 모두 우리나라에서는 특수목으로 불리고 있으며, 그나마 구하기가 정말 쉽지가 않다.
어렵게 이런 목재들을 구해 와서 말리고 나면 대부분 바로 사용하기가 곤란한 상태이다.
말리는 과정 중에 흔히 휘어지고 약간씩 비틀어지는 등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본격적인 woodworking은 이런 것들을 손질하여 쓸 수 있는 나무로 만드는 것부터이다.

일전에 은성님께서 아주 간략하게 글을 올린 적이 있지만 다시 한번 그림 등을 첨부하여 알기 쉽게 설명해본다.
자료는 Shopnotes에 있는 것을 위주로 설명하겠다.


성공적인 가구제작의 비결은 무엇인가?
그것은 표면이 확실하게 편평하고, 직선이 잘 나오며, 정확하게 직각인 판재들로부터 시작한다.
이런 나무를 가지고 있다면 작업이 훨씬 수월할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처음에 재료를 이렇게 준비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데 실제 이렇게 만들기 위한 작업은 지루하고 따분한 일이어서 대충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가구의 제작에 정성을 쏟아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좋은 재료의 준비도 결코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니다.
확실한 계획을 세워서 끈기를 가지고 작업하여야 한다.


기본 원칙
1. 기다림
나무를 구입하여 공방에 가지고 오면 당장 만들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제일 먼저 하여야 할 일은 기다리는 것이다.
왜냐하면 나무들이 공방의 온도와 습도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잘 말려진 나무라도 적어도 일주일이상은 공방에 적응시켜야 하며 말려지지 않은 것은 당연히 마를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두어야 한다.
그래서 나무의 변성이 저절로 일어나도록 한 다음이라야 버릴 부분을 알 수가 있으므로 판재에 어떻게 자를 것인가를 표시를 할 수가 있게 된다.
나무가 많다면 목재 말리기에서 설명한 것처럼 나무 사이에 각재를 끼워서 쌓아두면 된다.

2. 개략적인 배열의 표시
나무의 적응 기간이 지나고 나면 나무 위에 전체적인 배열을 그려본다.
흠집이 있는 부위나 휘어짐 등을 고려하여 미리 넓은 판재에 배열을 그려서 자르면 나무를 훨씬 경제적으로 사용할 수가 있다.
그림 1a에서 보이는 것처럼 볼록하게(cup)된 나무를 통째로 편평하게 하려면 많은 부분을 깎아내어야 하지만
사용할 폭으로 길이로 절단하여 사용한다면 조금만 깎아내어도 편편한 판재를 만들 수 있다.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를 결정하고 나면 계획에 따라 나무위에 분필로 선을 긋는다.
이때 주의하여야 할 것은 어느 정도의 여유를 두고 그려야 한다는 것이다.
폭은 재료의 폭과 가공하는 사람의 기술에 따라 다르겠지만 하여튼 충분한 여유가 있어야겠고,
길이로는 5cm 이상은 여유를 두어야 나중에 작업하기가 용이하다.
특히 자동 대패의 snipe 현상이 심하다면 양쪽으로 5cm 정도 즉 10 cm 정도를 남기는 것이 좋다.

작은 부품이 여러 개 필요한 경우에는 가능하다면 한 번에 가공하여 마지막에 잘라서 만들면 되는지를 확인해보고,
된다면 이렇게 하는 것이 작업 시간도 줄이고 나무도 훨씬 절약할 수가 있다.

3. 시험용 조각
재료를 준비할 때는 반드시 나중에 실제 제작 시에 시험(test cut)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이것들을 진짜 재료와 같은 두께와 폭을 가지도록 한다.

기계의 톱날이나 bit를 정확한 높이와 폭으로 설치하기 위하여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실제 잘라보면 약간 틀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따라서 이런 시험용 조각을 여러 개 준비하여 실제 잘라보고 높이나 폭이 맞는 지를 확인하는 버릇을 들여야 실수를 줄일 수 있다.
물론 이것들은 진짜 재료와 꼭 같은 크기일 필요는 없다.


작업 순서
작업은 다섯 단계로 이루어진다.
1. 개략적인 크기로 자르기.



첫 번째 단계는 앞에서 그려둔 배치선을 따라서 대충의 크기로 자르는 것이다.
대개는 band saw나 jig saw를 사용하여서 쉽게 작업할 수가 있다.
이렇게 대략 자름으로써 다루기도 쉽게 될 뿐만이 아니라 폭을 좁힐 수가 있으므로 다음 작업인 평면화 작업에서 버리는 나무가 적어지게 된다. (그림 1)




2. 한 면을 평면으로 만들기


Jointer(우리나라에서는 손으로 누르면서 사용하는 대패라고 하여서 수압대패라고 함)를 사용하여 한 쪽 면을 평면이 되도록 한다.
이 작업은 나무를 가공할 때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이다.
한쪽 면을 완전한 평면이 되게 만들고 나면 이 면을 기준으로 나머지 면들을 모두 다듬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억지로 하자면 긴 손대패를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제대로 작업을 하기 위하여는 jointer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잘되고 시간도 엄청 절약된다.
손오공은 이것이 없어서 router와 belt sander를 사용하여 작업한 적이 있는데, 정말 평면화 작업이 전체 가구 제작 과정의 3분의 1은 된 것 같다.
오목한 판재를 가공할 때는 반드시 오목한 면이 아래로 오도록 하여서 양쪽 끝부분이 지지하게 하여 끄덕거리지 않도록 한다. (그림 2)



이것도 대패이므로 대패 사용 시의 일반적인 주의점인 나뭇결에 맞게 진행하여야 한다. (그림 3)

한번에 깎는 깊이는 0.5mm 이하로 설정하여 가볍게 깎이도록 하여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이 좋다.
얼마나 깎아야 하는 지를 쉽게 구별하는 방법으로는 연필로 나무 전체에 표시를 해두고 연필 자욱이 없어질 때까지 깍으면 된다.




3. 한 쪽 옆을 평면으로 만들기



한 면이 평면이 되었으므로 이제는 이것을 기준으로 하여 한 쪽 옆을 직선이며 먼저 만든 평면에 정확하게 직각이 되게 다듬는다.
먼저 jointer의 fence가 바닥 면에 직각인 것을 확인한 다음 방금 만든 평면을 fence에 확실히 밀착하면서 힘을 양방향 즉 fence 쪽과 아래쪽으로 가하면서 밀고 나간다. (그림 4)




이때도 나뭇결을 방향을 살펴서 진행하도록 한다.
종종 나뭇결이 중간에 바뀌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매우 얕게 깎이도록 하여서 천천히 진행하여야 한다.

때로는 길이방향으로 불룩하게(crook) 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는 끝부분은 많이 튀어나오게 되어서 진행이 안될 수가 있는 데 이런 때에는 끝부분만 여러 차례 깎아서 어느 정도 폭을 맞추어주면 된다. (그림 5)




심하게 crook 되어 있거나 jointer가 없다면 아래 그림처럼 해서 table saw로 켜서 직선을 맞출 수도 있다.
당장 fence에 갖다댈 기준이 될 수 있는 직선인 옆면이 없으므로 간단한 ripping jig를 만들어야 한다.

먼저 대상으로 하는 목재보다 좀 넓게 합판을 자른 다음 fence를 움직이지 말고 나무를 그 위에 약간 튀어 나오게 얹어서 나사못으로 확실히 고정한 다음 합판과 나무를 같이 밀어서 나무를 table saw로 절단하면 된다.




4. 두께 맞추기



이제는 아직 편평하지 않은 면을 손보아야할 순서이다.
이것은 자동대패를 사용하면 간단히 해결된다.
평면으로 만든 면을 아래쪽으로 하여 자동대패로 깎아내면 윗면도 편평해지며 또한 두께도 일정하게 된다.

따라서 원하는 두께가 될 때까지 자동대패로 깎는다.
이때도 나무결의 방향을 고려하여야 한다.
가급적 같은 두께의 재료를 한번에 다듬는 것이 좋다. (그림 6)




5. 원하는 폭으로 자르기



이제 남은 것은 정말 원하는 폭과 길이로 만드는 것이다.
먼저 폭을 맞추는 것이 좋다.
Table saw를 사용하여 직선인 옆면을 fence에 대고 자르면 반대쪽 울퉁불퉁한 면은 저절로 잘라져 나가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table saw를 사용하면 흔히 톱날 자국이 남게 된다.
이것은 sanding으로 제거할 수도 있지만 가장 좋기는 jointer를 사용하는 것이다.
즉 table saw로 자를 때 0.5mm 정도 넓게 자른 다음 jointer로 이것을 깎아내면 딱 맞게 되고, 면도 매끈하게 된다.
또 나무의 폭과 두께가 큰 차이가 없는 경우에는 그림에서처럼 자동대패를 사용하여도 좋다.




이제는 마지막 순서로 정확한 길이로 자르는 것이다.
이때는 한 쪽을 먼저 miter saw등으로 잘라서 정확하게 직각이 되게 하고 정확한 길이가 남게 반대편을 자르면 된다.


설명이 꽤나 길게 되었습니다만 이것은 원목을 다루는데 있어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작업들입니다.
원목을 다루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합니다.

다시 한번 정리하면
1. 대략적인 크기(약간 크게)로 자르기
2. 한쪽 면의 평면 작업
3. 한쪽 옆면의 평면 작업
4. 두께 맞추기
5. 최종 크기의 폭과 길이로 자르기


출처 : 다음 백년가구 100년 이상 가는 가구 손오공님.

2003년 6월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