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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의 가구이야기/책과 도면 그리고 테크닉

가구의 구조

by 백주현[미르] 2007. 5. 24.

가구의 구조


가구는 인간의 활동을 보조하는 도구이므로, 그러한 활동에 수반되는 여러 가지 힘 또는 충격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외부적 충격에 대한 대응은 디자인 초기부터 고려되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가구로서의 기능을 적절히 수행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가구 디자이너는 가구의 구조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디자인함으로써, 미적인 측면과 기능적인 측면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습니다.
가구의 디자인 과정에서 특히 고려되어야 할 요소는 안정성, 견고성, 압력, 전단응력, 휨, 보강 입니다.

안정성

가구는 안정성과 견고성을 동시에 갖추어야 합니다. 견고한 구조라도 안정적이지 않을 수 있으며, 구조는 견고하지 않더라도 안정적인 가구가 있습니다.

특정한 자세를 계속 유지하며 서 있는 가구는 평형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으며, 그것은 다른 장소로 옮겨지더라도 같은 모습으로 안정적인 평형을 이룹니다. 이러한 상황은 가구 자체의 중력 중심과 가구에 부과되는 수직적인 힘이 가구를 지지하는 하부 구조물의 영역 이내로 들어왔을 때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가구에 부과되는 힘은 항상 일정하지 않으며 그 위치와 강도가 변화할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어떤 물체이든 중력의 중심이 낮을수록 안정적입니다. 이러한 경우 중력의 중심이 하부 구조물의 영역 밖으로 나가게 하려면 보다 큰 힘이 가해져야 할 것입니다. 중력의 중심을 정확히 찾아내는 것은 복잡한 작업이지만 일반적으로 바닥에 접하는 하부 구조물이 넓거나 무거울수록 중력의 중심은 낮아지며 가구는 보다 안정적으로 서 있게 됩니다.


가구에 가해지는 힘의 위치뿐만 아니라 강도도 변화할 수 있는데 수납장과 같은 경우 서랍을 열거나 문짝을 열게 되면 중력의 중심위치가 이동하며, 그것이 바닥과 접하는 면적 밖으로 이동하면 평형을 잃고 쓰러지거나 이음새가 갈라지는 등 구조의 결함이 나타나게 됩니다.

외부로부터 가해지는 힘 이외에 가구 자체의 무게와 구조도 평형상태에 영향을 주는데, 상부가 무겁고 불안정한 구조물은 계속적으로 가구의 이음새와 지지대 등에 무리를 주게 되어 제 기능을 다할 수 없게 됩니다.
가구를 자주 움직이거나 문짝과 서랍을 지나치게 자주 열었다 닫았다 하는 것도 가구에 무리가 가게 하여 이음새를 약화시킵니다. 이동이 잦은 가구의 경우 마찰력 때문에 발생되는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려면 디자인의 초기단계에 가구의 이동을 고려하여 캐스터(caster)를 달거나 발 끝의 형태를 작고 둥글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자주 사용하는 서랍의 경우에는 쉽게 열리도록 하는 철물을 사용하여 움직임이 용이하게 해야 합니다. 반대로 쉽게 움직여서는 안되는 작업대와 같은 기구의 경우, 바닥과 닿는 부위에 고무 캡을 씌워 마찰력을 강화시키는 방법이 있습니다.


견고성


가구의 견고성은 재료를 적절히 선택하고 각 부분들의 크기 및 결합을 균형 있게 하여, 사용시에 예상되는 외부적 압력에 미리 대응함으로써 이루어집니다. 견고성의 개념은 파손에 대한 예방 측면만이 아니라 가구 자체의 기능성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간이 처지는 선반이나 기우뚱거리는 책상과 탁장, 기울어진 수납장 등은 실제로 파손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본래의 기능을 수행하는 데에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나 견고성에만 치중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필요한 것보다 지나치게 크고 강한 부재를 사용하다면, 구조는 튼튼하겠지만 과다한 가구 자체의 무게와 재료의 낭비, 비용의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가구를 디자인할 때에는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견고성을 고려하여 사용자의 생활과 취향에 적합한 가구가 되도록 하여야 합니다.


출처 : 무등조형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