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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의 가구이야기/책과 도면 그리고 테크닉

명품의자 컬렉션, 모든 디자이너의 꿈은 의자에서 완성된다

by 백주현[미르] 2007. 7. 6.
[zoom in] 명품의자 컬렉션, 모든 디자이너의 꿈은 의자에서 완성된다

의자 디자인의 역사는 곧 건축·인테리어 디자인 역사의 상징이기도 하다. 현대 건축의 거장인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르 코르뷔제, 미스 반 데어 로에 등이 모두 자신의 건축적 이상을 표현한 의자를 디자인했으며, 이 의자들은 여전히 생산되고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새로운 재료가 나올 때마다 그것이 가구나 산업디자인 전반에 퍼지기 전에 먼저 의자에 적용되고 실험되었다.

사실 이 세상에 의자 전문 디자이너는 없다. 대체로 건축·가구·생활용품 분야에서 활약하는 디자이너가 의자도 함께 디자인한다. 그러나 이들 디자이너는 대부분 자신의 대표작으로 의자를 꼽는다. 예를 들어 현재 세계 최고의 스타 디자이너 가운데 한 명인 론 아라드는 톰백 의자나 ‘웰 템퍼드(Well tempered) 의자’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처럼 되어 있다.

실제로 론 아라드는 웰 템퍼드 의자의 형태를 자신의 CI처럼 사용한다. 또한 덴마크의 세계적 디자이너인 아르네 야콥슨 하면 개미 의자가 떠오르고, 역시 덴마크 디자이너 베르너 판톤 하면 캔틸레버 적층 의자(일명 판톤 의자)가 떠오르는 것처럼 의자가 이들 디자이너의 대명사로 사용되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진 의자는 대부분 이탈리아와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에서 생산된다. 예부터 스칸디나비아는 침엽수라는 자원을 바탕으로 가구산업이 발전한 곳이다. 핀란드의 알바 알토(1898~1976)는 20세기 전반에 나무를 구부리는 기술로 의자 조형을 한 단계 높인 인물이다.

이러한 전통을 이어받아 덴마크의 아르네 야콥슨(1902~1971)은 개미 의자를 디자인했고, 이 밖에도 백조 의자, 에그 의자 등 수많은 명품을 탄생시켰다. 플라스틱이라는 재료의 특성을 십분 활용한 베르너 판톤(1926~1998)은 20세기 불후의 명작인 판톤 의자를 디자인했다.

최근에 생산되는 의자는 1990년대부터 나타난 이른바 수퍼 디자이너들이 디자인한 것들이다. 그들의 국적은 이탈리아·영국·프랑스·독일 등 주로 유럽의 선진국이다. 이제 노장이 된 이탈리아의 에토레 소트사스와 가에타노 페세, 현재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영국의 재스퍼 모리슨·톰 딕슨, 독일의 콘스탄틴 그리칙, 프랑스의 필립 스탁, 브라질 출신의 캄파냐 형제가 그들이다. 나무·금속·섬유·카드보드·돌 등 이 세상 모든 재료를 대상으로 극적이고 독특한 의자들이 이들 수퍼 디자이너들에 의해 탄생되고 있다. ▒



*1859
| 토네트 의자 | 디자이너_미하엘 토네트 | 나무를 증기로 가열하여 둥글게 휘게 하는 기법을 개발했으며, 여러 개의 부품을 따로 대량생산하고 이것들을 조립하여 완성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혁명적이었다. 1930년까지 5000만개 이상을 팔았으며 이후로도 수없이 판매된 베스트셀러.

*1917
| 적청 의자 | 디자이너_게릿 리트펠트 | 눈으로만 봐도 앉기 불편하게 생긴 이 의자는 앉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미술 이념을 표현한 도구다. 게릿 리트펠트는 이 의자로 데 스틸(De Stijl)이 표방한 추상주의 미술의 이상을 표현했다.

*1925
| 바실리 의자 | 디자이너_마르셀 브로이어 | 의자 역사상 최초로 강철관이라는 소재가 사용되었다. 강철관은 부드러우면서도 강해 네 개의 다리 없이도 이처럼 우아하고 튼튼한 의자 조형을 가능케 했다. 이후 강철관은 단순함을 이상으로 여기는 모더니스트의 가장 중요한 소재가 되었다.

*1929

| 바르셀로나 의자 | 디자이너_미스 반 데어 로에 | 모더니즘 건축의 아버지인 미스 반 데어 로에가 1929년 바르셀로나 박람회의 독일 전시장 인테리어를 위해 디자인한 의자.

*1931
| 파이미오 의자 | 디자이너_알바 알토 | 나무를 유연하게 구부리는 기법(bent wood)을 적용해 유기적인 의자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혁신적이었다. 이후 벤트우드 기법은 다양하게 확장된다.





*1932
| 지그재그 의자 | 디자이너_게릿 리트펠트 | 45도 각도의 합판이 의자의 윗부분을 받치고 있는 형태가 긴장감을 준다.

*1952
| 다이아몬드 의자 | 디자이너_해리 베르토이아 | 철사 줄을 손으로 구부려 만드는 수작업으로 탄생되었다.

*1955
| 개미 의자 | 디자이너_아르네 야콥슨 | 앉는 부분과 등받이를 하나의 합판으로 성형한 최초의 의자다. 합판을 구부리는 기술로 가능해졌다.

*1959
| 판톤 의자 | 디자이너_베르너 판톤 | 1950년대에는 이렇게 큰 플라스틱을 한 번에 찍어낼 수 없었다. 이 의자의 혁명은 하나의 플라스틱 덩어리인 의자 몸체를 군더더기 없이 한 번에 사출 성형한 점과 그럼에도 강도가 뛰어나다는 점이다. 이 의자 이후 플라스틱이라는 소재는 의자 조형에 자유의 날개를 달아주게 된다.




*1970
| 테너라이드 의자 | 디자이너_마리오 벨리니 | 여자 성기 모양의 에로틱한 의자.

*1971
| 조 의자 | 디자이너_지오나탄 데 파스 | 야구 글러브 모양의 소파. ‘조’라는 이름은 전설적인 야구 선수 조 디마지오에서 따왔다.

*1978
| 프루스트 의자 | 디자이너_알레산드로 멘디니 | 가구 역사에서 포스트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의자 가운데 하나.

*1986
| 록히드 라운지 의자 | 디자이너_마크 뉴슨 | 차가운 금속과 거친 이음새가 독특한 것에 열광하는 매니아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1987
| 리틀 비버 안락의자 | 디자이너_프랭크 게리 | 나무·강철·플라스틱·섬유가 20세기 의자의 가장 중요한 소재였다면, 프랭크 게리는 표면이 거친 카드보드로 의자를 만들어 혁명을 일으켰다.

*1992
| 아론 의자 | 디자이너_빌 스텀프·돈 채드윅 | 아론 의자는 미술 이념의 수단 또는 창작자의 조형 의지를 분출하는 대상이 아니라 진정 사람의 몸을 생각하는 합리적·과학적 의자의 전형을 제시했다. 사용자의 편리성을 위해 인간공학을 접목한 의자 가운데 최고의 자리에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