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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의 가구이야기/책과 도면 그리고 테크닉

미니멀스타일 가구디자인

by 백주현[미르] 2007. 9. 7.

미니멀스타일 가구디자인

기하학적 스타일의 가구는 데 스틸의 추상 양식을 수용, 엄격한 기하학적 입체를 모티브로 하고 형태 색상 질감 등에서 극한 대비를 보여준다. 미술사에서 입체주의를 현대 미술사의 초기로 보듯이 입체주의 시각에서 파생된 다양한 조형이론들이 기하학적 디자인 시대를 열었다. 'P. 몬드리안'의 신조형주의, 'L . 꼬르뷔제'의 순수주의, 'V. 타틀린'의 구성주의, 'F. 마리네티'의 미래주의의 이상이 기하학적 모더니즘 디자인을 탄생시켰고 근대를 현대로 바꿔버린 원동력이었다.

1919년 독일 바우하우스 는 신조형주의 즉, 데 스틸의 이념을 선택하여 그들의 디자인 이상으로 정립시키고 건축과 가구를 비롯한 디자인 전반에 그들의 이상을 실험하여 성공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엄격한 기능주의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1930년대에는 유기적 모더니즘 디자인에 자리를 내어주었으나 다시 1990년대부터는 미니멀리즘이라는 개념으로 다시 세기말 디자인 양식을 만들어내고 있다. 미니멀리즘 디자인은 1960년 대 미니멀 아트에서 조형적 지원을 받은 디자인 양식으로 기하학적 모더니즘 디자인과 다시 접근이 되고있다.


사진1-2; Arm Chair with a Round Back, C.맥킨토시 1904/ 사진2-2; 적청의자, G.리트벨트 1924

입체주의와 데 스틸의 시각을 기하학적인 디자인의 효시로 보는 경향이 지배적이다. 입체주의는 1900년부터 1914년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일어났던 혁신적인 미술운동으로 르네상스 이후의 사실주의적인 전통 회화에서 해방시킨 20세기 가장 중요한 미술운동이다. 입체주의는 자연을 원통, 구, 원추 등 입방체로 나누어 보는 '폴 세잔느'의 선영법과 자연물을 단순화하고 왜곡시킨 아프리카 흑인예술을 결합하고 자신들의 표현 언어로 만들어버린 '피카소', '브락크'에 의해 시작되었다. 입체주의는 르네상스이후 서양 회화의 전통인 원근법과 명암법, 그리고 다채로운 색채에 의한 야수주의적인 표현 등을 부정한다. 사물을 보는 시점을 복수화하고 자연의 형태를 기하학적인 몇 가지 형태만으로 표현했으며 색채도 녹색과 황갈색 등으로 제한하였다. 1차 세계대전의 발발로 입체주의 열기는 사라졌으나 이들의 사고와 시각은 미술, 디자인, 건축 등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네델란드 화가 'P. 몬드리안'은 입체주의와 신지학의 영향을 받아 탈 자연화되고 엄격한 기하학적 추상양식에 의한 예술철학인 신조형주의 사상을 데 스틸이란 출판물을 통해 1917년부터 11회에 걸쳐 연재했다. 'P. 몬드리안'은 자연의 재현적인 요소를 없애고 수직선과 수평선, 무채색과 빨강, 파랑, 노랑의 삼원색만으로 구성하여 조형의 보편적인 리얼리티를 추구하고자하였다. 1921년에는 소책자 <신조형주의, 조형적 등가의 일반원리>를 발간하여 신조형의 이론을 정리하였고 이책은 독일어로 번역되어 '바우하우스' 의 총서로 사용되어 기하학적 디자인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된다. 'G. 리트벨트'는 'P. 몬드리안'의 회화와 같은 개념으로 적청의자<사진2-2>를 디자인하였다. 1934년 'G. 리트벨트'가 디자인한 '지그재그 의자'<사진2-1>와 1920년대 '바우하우스'의 'W. 그로피우스'가 디자인한 '안락의자'<사진3>는 단순한 기하학적인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단순미와 세련미는 현대 가구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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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1; drawer, 노베르트 방겐 1999

데 스틸의 '반 도스부르그'가 주장한 구체예술(具體藝術)은 입체주의 시각을 건축, 디자인과 결합시키고 이탈리아의 미래주의는 속도와 힘을 나타내는 기하학적인 패턴으로 기계에 의한 대량생산 시대에 적합한 디자인 개념을 정립했다. 입체주의와 미래주의 시각을 가진 기하학적 디자인의 선구자들은 과거의 장식을 과감하게 배제하고 전 시대의 모방을 철저하게 단절시켰다. 1차 세계대전 전까지의 디자인을 지배했던 장식적인 요소들은 새로운 시대정신에 더 이상 적합하지 못했고 1920년대부터 기능적이며 간결한 기하학적 디자인이 수용되기 시작했다.

1930년대 강철 성형기술 성공과 공기역학에 유리한 유선형 스타일에 밀려났던 기하학적인 국제 양식은 1960년대 미니멀 아트의 영향으로 세기말인 1990년부터 미니멀 디자인으로 다시 태어났다. 미니멀 아트는 최소한의 예술이라고 하고 다른 명칭으로는 'ABC 아트', '환원적 예술'이라고도 하는데 1965년 '아트 메거진'에 발표한 영국의 비평가 리처드 볼하임의 '미니멀 아트론'에서 시작되었다. 세기말 키워드의 하나로 정착된 미니멀리즘은 현대미술에서 단순성을 강조하며 일정한 패턴이 반복되는 형식인데 음악이나 디자인 분야에서도 이 기법을 차용하여 하나의 세기말 양식으로 정착되었다. 미술에서의 미니멀리즘은 1960년 후반부터 미국의 젊은 작가들이 제작한 회화<사진6>, 조각으로 화면의 일루전을 극소화하고 마티에르를 거부, 더 이상 감상자의 감동을 생각하지 않는 최소한의 예술작품을 말한다.


사진12; 거실장, 모든플라자 제품 2000

미니멀 아트의 극단적인 간렬성, 기계적인 정밀성의 표현은 대상을 파괴하고 결정체로 단순화시켜 버리는 20세기 초 추상미술의 시각에서 출발한다. 추상미술은 자연의 재현을 부정하고 자연의 본질을 찾고자 시도한 미술양식이다. 초기 추상적인 조각가 '콘스탄트 브랑쿠시'는 오랜 전통의 구상 조각과 결별하고 자연 원형, 현상 너머의 본질을 발견하고 그 '결정체<사진5>를 표현했다.

1940년대의 유기적 모더니즘 디자인과 1980년대의 팝 디자인의 유행이 지나고 세기말 다시 미니멀리즘 디자인으로 찾아 온 기하학적 모더니즘 디자인은 1998년부터 가구디자인 분야에서 조심스러운 선을 보이고있다. 동양의 선사상에서 배운 단순, 검소, 무장식의 사고로부터 발전된 젠 스타일은 미니멀 디자인과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미니멀 디자인에서 이미지는 별 의미가 없고 형태와 양감을 더 중요시한다. 1999년 봄 세계적인 가구 견본시장인 밀라노 가구 쇼를 선두로 디자인의 대부분이 미니멀리즘의 형태로 전시되었고 매스컴은 단순한 것이 좋다고 홍보하기 시작했다.

'노베르트 방겐'이 디자인한 서랍장은 간결함을 극대화시키려고 서랍장의 손잡이까지 없애 버렸고 '파니존'과 '아르티넬리'의 선반장 'I-ching'<사진8>은 미니멀 아트 작가 '도널드 저드'의 작품과 같이 단순미와 반복의 속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2000년 서울 리빙디자인 페어에는 미니멀 가구와 젠 스타일로 꾸며진 실내를 찾기가 어렵지 않았다. 이런 현상은 2000년대의 초반 몇년 동안은 미니멀리즘 디자인<사진11, 12>경향의 강세를 예고하고 있다.


사진13; 소파, 토마스 에릭슨, 오펙트사


사진1-1; Ladder chair, C.맥킨토시 1902


사진2-1; zigzag 의자, G.리트벨트 1934


사진3; Armchair, W. 그로피우스 1923


사진5; 남자흉상, C.블랑쿠지 1917


사진6; 오피르, F.스텔라 1961


사진7; 탁자, 앤드류 아이저 1999


사진8; I-ching, 파니존 외1 1999


사진9; 미국 시그램빌딩, M.V.로에 1958


사진14; 소파 Isola, Poltrona frau사,Studi cerri와 Associati 2003

출처 : http://www.kimk2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