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팝스타일 가구디자인

네오팝스타일 가구디자인

1920년대부터 시작된 새로운 형태와 새로운 양식의 탐색은 1960년대에 이르러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 디자이너들은 유토피아적 이상과 이념으로 뭉쳐진 모더니즘으로는 더 이상 새로움을 발견할 수 없다는 것과 상업적인 이윤추구의 도구로 전락해 가는 모더니즘의 한계를 느끼고 팝아트Pop Art 의 자유로운 표현과 재미있는 기법에 매료되기 시작했다. 탈 모더니즘의 양식적인 발견은 여러 유형으로 나타났는데 과거의 여러 양식을 모방하거나 개작하는 역사주의, 기능주의적 배경에 팝아트의 기법을 가미하는 절충주의적 양식이 주류를 이루었다. 모든 디자인 분야에 파급된 반 모더니즘, 탈 모더니즘의 움직임은 팝 디자인로 돌파구를 향했고 가구디자인 분야에서는 멤피스 디자인 그룹이 팝 터치를 수용하여 새로운 디자인 방향을 제시했다.

멤피스 디자인그룹은 이탈리아의 전위적인 디자인그룹인 스튜디오 '알키미아'에서 1981년에 독립하여 이탈리아 밀라노를 중심으로 전 유럽에서 활동한 디자인 단체이다. 멤피스 디자인의 개념은 간결하고 순수한 기능주의 디자인을 거부하고 화려한 색상과 대중적인 소재를 사용하거나 풍요로운 장식성을 수용한 것인데 이는 반 모더니즘 경향에서 출발한 미국의 팝아트와 그 맥을 같이하고 있다. 멤피스 디자인의 특징은 대리석 질감이 나는 채색 라미네이트와 제3세계의 국기에서 얻은 화려한 색채의 사용이며 그들의 디자인 영역은 가구를 비롯하여 건축, 회화, 조각, 도자기, 유리공예, 금속공예 등 다양했다.

사진11-1/2; Resigned 바실리의자/ Proust 의자, A. 멘디니 1978

1950년 초 미국화단을 지배했던 추상 표현주의의 애매하고 환영적인 형태와 주관적인 미학에 대한 반동으로 나타난 팝 아트는 1960년 초에는 미국화단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유했다. 미국의 전위적인 작곡가 '존 케이지'가 평범한 것도 미적, 예술적 가치가 있다는 사상에 고무되어 활동한 팝 아트는 미국의 소비문명의 잔재인 만화, 콜라병, 종이, 금속, 천, 산업제품의 부품 등을 소재로 하고 기성의 통속적인 이미지에서 주제를 따왔다.

팝 디자인은 1900년 초 프랑스의 야수파와 같이 강렬한 원색을 사용하고 1960년대 컴바인 아트와 앗상블라주(Assemblage)와 같이 극렬한 대비가 표출되는 이미지나 문양으로 예상치 못했던 디자인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컴바인 아트는 콜라주의 확대 개념으로 2차원적인 회화에 기계부품, 병, 직물 같은 오브제적인 기물을 덧붙여 3차원 회화를 시도했다면 앗상블라주는 잡다한 기성품을 모아서 재조립하는 개념이다. 기하학적이고 단순한 모던 디자인에 전통적 또는 종교적인 문양을 덧붙이고 기능과 관계없이 자연물의 오브제와 기성품의 오브제로 구조물을 대신하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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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2; Timoner-2, P.킹 & S.미란다, 1987

일러스트레이션<사진5>에서 팝 아트 기법의 이용은 팝 터치(Pop touch)라고 하는데 중후한 예술성보다 대중적이고 일상적 이미지를 기묘하고 재미있게 표현하여 광고 효과를 얻는데 성공했고 가구디자인에서도 팝 터치를 이용 기묘한 형태의 재미있는 가구들이 등장하게된다. 가구디자인에서의 팝 터치는 과거의 형태를 패러디하거나 플라스틱, 금속, 강철 파이프 등 일상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산업적인 오브제를 이용했고 색상은 야수파와 같이 현란한 색채가 모두 동원되었다<사진4>. 오브제는 물체, 객체, 사물 등의 의미를 지닌 프랑스어인데 예술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물건이나 그 한 부분을 본래의 일상적인 용도에서 떼어내어 절연함으로써 보는 사람에게 잠재된 욕망이나 환상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상징적 기능의 물체를 말한다.

초현실주의 화가들은 오브제를 사람과 물체가 교감하는 하나의 조형적 수단으로 사용하여 미처 체험하지 못했던 어떤 연상작용이나 기묘한 효과를 얻었고 가구디자인에서는 돌, 나무가지 같은 자연의 오브제를 수용하여 상징적인 요소와 함께 장식적인 효과를 얻고 있다. 가구에 사용되는 오브제의 종류는 광물, 식물을 사용하는 자연적인 오브제, 뿌리, 돌 등의 발견된 오브제. 눌림이나 뒤틀림이나 변형에 의한 해석된 오브제, 전통적인 물건이나 산업부품<사진12>을 이용한 기성품의 오브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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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3; Kandissi, 알레산드로 멘디니, 1978

'마이클 그레이브스'가 디자인한 미국 '포틀랜드'시청사<사진10>건물은 생일 케?揚 포장지와 같이 리본과 촛대로 외관을 장식했고 '필립 존슨'의 'AT&T 빌딩'의 꼭대기는 신고전주의 가구의 크라운 형태를 따왔다. 멤피스 그룹의 전신인 스튜디오 '알키미아'의 알레산드로 멘디니가 1979년에 발표한 '바우하우스 시리즈-1'은 기하학적 모더니즘 디자인의 특징인 직선적이고 각진 형태를 사용하면서도 장식적인 이미지에 대한 잠재력과 환경도 장식을 접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잘 보여주었다. '에토레 소트사스' 등 스튜디오 '알키미아' 소속의 이탈리아 전위 디자이너들은 기능보다 조형성을 강조한 '피터 샤이어'의 아트 퍼니처(Art furniture)<사진1>를 수용하여 멤피스 디자인그룹으로 발전하였고 건축가 '마이클 그레이브스'와 '한스 홀라인' 과 교류하면서 포스트모더니즘 디자인의 한 흐름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가구 디자인 분야에서 멤피스 디자인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멤피스 가구의 특색은 화려한 채색, 비대칭적인 구조, 신기한 형태, 장난기가 있는 문양과 장식을 즐겨 사용하는 것이다. 멤피스 디자인 그룹의 '안드레아 브란찌'는 그들의 디자인 방향을 전체 보다 부분적인 것에 자유로운 불연속성 강조하고 가능한 한 불가사의한 디자인 언어사용, 장식과 색채의 과감한 적용에 두었다. '도시유키 기타'의 안락의자 '윙크' <사진6>의 등받이는 디즈니랜드의 인기만화 주인공인 '미키 마우스'를 연상하게 하고 화려한 여러 가지 색의 커버로 재미있게 보인다. 전통적인 가구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도발적인 원색과 과감한 새로운 소재의 도입은 팝 디자인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멤피스의 리더이자 가구디자이너인 '에토레 소트사스'는 사이드보드 '칼톤<사진2>를 비롯한 모든 가구표면에 라미네이트를 사용했는데 이 소재는 나무, 돌, 금속을 비롯한 자연의 어떤 질감이나 다양한 색상이 프린트되고 사용이 비교적 자유로워서 멤피스 디자인그룹의 모든 디자이너들의 전유물이 되었다. 대중적인 스타의 얼굴이나 유명한 상품의 포장을 표현수단으로 사용했던 '팝 아트'와 같이 '로버트 벤츄리'의 의자 '치펜데일<사진7> 역시 로코코와 신고전주의풍 의자 '치펜데일'을 패러디한 디자인이다. 1980년대의 팝 디자인은 포스트모더니즘 디자인으로 찬사와 비판이 거듭되다가 1990년대 말부터 네오 팝 디자인으로 다시 소비자들에게 다가왔다.